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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영화

[아마존 프라임] 굿와이프 시즌1 감상

남편이 검사장인 얼리샤 플로릭은 남편이 불륜과 더불어 불기소를 매개로 한 뇌물수수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구속돼 전업 주부에서 벗어나 로펌에 재취업해 변호 전선에 다시 뛰어들 게 된다. 남편은 10년형에 처할 위기에 구금되고 집안 생계를 떠맡게 된 얼리샤는 로펌의 나이 든 신입 변호사로 활약하게 되는데 신입 변호사는 두 명, 뽑힐 변호사는 6개월 뒤 한 명으로 결정난다. 과연 얼리샤는?

대충 줄거리는 이렇고 시즌 1은 2009년이라 20화가 넘는 구성에 13화가 넘어가면 좀 늘어지는 느낌이 있고 초반에는 통쾌한 역전승리 구성에 신입 변호사라도 하고 싶은 건 다 하는 딱히 현실적인 구성은 취하지 않는데 상부에서 내려진 변호 지침을 무시하고 다른 방향으로 진행해 의뢰인에게 최고의 결과를 가져다준다. 물론 좋은 결과니까 상사들이 문제삼지는 않는데 현실적이라면 불쾌해하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점점 갈수록 미드 특유의 발암 구성을 이루기 시작하고 18화는 그냥 발암하라고 만든 화 같다. 진짜 마지막에 결론이 어떻게 날지 뻔히 예상이 되서 열받을 정도.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비현실적이라도 드라마에선 그냥 사이다 스토리나 보면서 재밌으면 그만이다. 18화 보게 된다면 여러분도 다 결말을 예측하지 않을까.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다른 혐의는 모함이라고 본인도 말하고 주변인도 언질을 계속 하기 때문에 첨부터 진짜라고 깔고 가는 불륜에 대해서 얼리샤가 화난 것도 이해가 가지만 얼리샤는 대놓고 남편의 무죄 방면에 협조적인 태도를 전혀 안취한다. 시어머니랑 충돌하고 애들 단속하고 남편한텐 자기를 조종하지 말라며 파워싸움에 여념이 없다. 왜 이혼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갈 정도. 믿을 거면 믿고 사랑이 떠났다면 떠난 거지 애매한 태도를 보여주는데 그렇다고 이혼하는 것에 손상되는 체면에 엄청난 집착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사실 남편이 감옥에서 나오질 않기를 바라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작중 씬에서 좋은 일이 일어나도 별로 좋은 표정을 안보여준다. 그래서 어쩌면 아내가 모든 일의 흑막인 게 아닐까?? 라고 생각될 정도 남편을 처넣고 뭔가 꾸미고 있다던가.. 물론 여러 시즌이 여러개 나온 드라마니까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남편도 처음엔 복수할 계획이 다 있는 것처럼 여유롭다가 점점 그냥 눈앞에 위기에 안달복달 하는 소인배로 전락해버린다. 참.

사실 에피소드 구성 자체는 의뢰인이 들어오고 칼린다라는 여성 조사원이 조사를 해오면 주인공 얼리샤가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거나 눈치채서 이기는 패턴이다. 전형적인 주인공 보정 무당추리. 작중 인물의 말을 빌리자면 '타고 났다'라고 한다. 물론 가면서 답습되는 이 구성이 지루해질 테니 다른 이야기도 하고 주변 인물들 관계도 얽히고 섥히지만 워낙 메인 스토리는 주인공 가족에 초점이 맞춰진 드라마라 눈이 갈 정도는 아니다. 가족이라고 하니 아빠가 검사장에 엄마가 전 변호사여서 그런지 상당히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애들이랑 대화하고 있지만 넘 강압적이다. 시어머니는 완전 예수쟁이에 애들한테 참견 많은 답없는 할머니다. 발암요소지만 등장장면이 별로 없다.

굳이 정이 가는 캐릭터라면 남편 플로릭 정도. 당연히 불륜이라는 원죄라는 진 캐릭터니까 얼리샤의 훌륭한 샌드백이 되어주는 역할이다. 바람피는 사람들은 오히려 제발 저린다고 배우자가 바람 피우는지에 대해 민감해하는 장면도 나오고 참 태생이 욕먹을 포지션의 캐릭터니까 안쓰럽다고 해야하나. 

드라마 자체는 재미있다. 남편 플로릭의 무죄 증명이라는 큰 줄기에 매화 매화 새로운 사건이 나오는 옴니버스식 구성인데 그래서 매 화가 새로워서 재밌다. 굳이 비교하자면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 사건으로 시즌을 이끌고 가는 보쉬 같은 경우랑 정반대이다. 역전승리라는 클리셰지만 왕도적인 구성이 꾸준한 재미를 준다. 내용적으로 발암 요소는 적고 억지스런 위기는 거의 없어서 마음에 든다. 스니키 피트는 큰 줄기에는 영향도 없는 억지스런 위기가 좀 많았어서 방송분량 때우나 싶을 정도였으니.

단점이라면 칼린다가 조사해오는 게 도라에몽의 도구 수준, 이란계가 그렇게 미국 사회 어디든지 접근해서 얻어낼 정도로 시원시원한 차별없는 사회가 아닐 텐데 무척 능력이 있다고 봐도 좀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실 한 에피소드에 한 사건을 다루려면 좀 뛰어넘어야 되는 게 많아야 하니 당연하긴 하다. 처음 주인공 라이벌로 나오는 캐리는 처음엔 밥맛 같은 짓 하다 한두 화 그러다 말고 그냥 동료 중 하나 취급이다. 어차피 로펌 최상위 두 명하고 얼리샤, 캐리 외에는 중점적으로 나오는 변호사도 없어서 이제 와서 빼고 새로운 변호사 캐릭터 넣기가 부담스러웠나? 좀더 얼리샤에게 위기를 주는 역할이 됐을 수도 있는데 아쉽다. 첨엔 견제하는 듯 하다가 아무것도 없다. 캐리는 처음엔 합의만 하고 재판 경험이 없다 하다가 한두화 지나고 재판 잘만 한다. 얼리샤를 데려온 윌 가드너나 같은 임원인 록하트는 얼리샤의 고용 문제로 다툴 것 같다가 딱히 큰 대립도 없다가 막판에 잊을만 하니 갑툭튀로 나온다. 정리하면 한 화짜리 설정이 난무한다. 역전승리 구성의 바보가 되어주는 검사 역할 애들은 따져보면 부실수사의 끝이라 너무 어이없다. 그냥 일처리 빨리 하고 퇴근하는 게 인생의 목표라서? 하여튼 웃긴 검사들이다.

결말은 얼리샤가 처음부터 남편한테 비협조적이었고 마지막까지 비협조적이다. 남편 잘못이기도 하니 왜 이혼을 안하는지 시즌2를 아직 안봐서 어떻게 갈지는 모르겠지만 참 시종일관 남편한테 차가우니 뭐 예정된 미래였는지도.

내용 자체는 재밌고 사건들도 다채롭지만 캐릭터가 별로인 드라마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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