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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가 말하는 동북아(한일중)가 축구를 못하는 이유.jpg

지아니 미나(이탈리아 저널리스트) 특집 인터뷰, 1992년 방송분. 

오늘은 아르헨티나 축구의 신 디에고 마라도나를 만나보겠습니다. 여기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입니다. 현재 스페인에서 활약중인 디에고는, 휴가차 5개월만에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를 너무 반갑게 맞아줘서 기쁘더군요. 또한 그의 집으로 초대해줘서 더욱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진행자) 디에고 정말 오랜만이네요. 이렇게 고국에 있는 집까지 초대해줘서 영광이예요. 

(마라도나) 오히려 제가 영광입니다. 

(진행자) 우리는 디에고가 나폴리에서 활약할 시절에 참 많이 만났죠. 

(마라도나) 맞아요. 당신이 나에 대해서 호의적인 기사들도 많이 써준게 기억나요. . . . . . . . 중략 

(진행자) 바쁜 리그 일정도 일정이지만, 해외에 방문해서 팬들도 자주만난다고 들었어요. 

(마라도나) 네 맞아요. 

(마라도나)얼마전엔 미국도 다녀왔고, 쿠바도 다녀오고, 태국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일본도 잠깐 들렸었죠. 

(진행자)그렇군요. 미국은 다음월드컵(94년)개최지이기도 합니다. 축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더군요. 그리고 동아시아에 위치한 일본도 다녀오셨다고요? 

(마라도나)네 비지니스가 있었어요. 사인회도 하구요. 

(진행자) 일본은 디에고에게 좋은 추억이 있죠? 

(마라도나) 기억하시네요. 1979년에 일본에서 청소년축구선수권(현재 U-20월드컵)대회가 열렸었는데, 우리팀이 우승했어요. 

(진행자) 당연히 기억하죠. 그 당시 일본에서 디에고의 활약이 대단했었죠. 그리고 1979년에 청소년선수권을 개최했던 일본도 지금 축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월드컵 개최도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다더군요. 동아시아권 축구의 전력이 급상승할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많습니다. 

(마라도나) 동아시아요? 

(진행자) 네. 가령 일본이나 중국이 걸쳐진 그런 대륙.. 

(마라도나) 그 대륙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저도 당신이 말하는 대륙의 선수들과 여러번 경기해봤어요. 그쪽에서 축구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니 축구선수인 제 입장에서도 환영할만한 일이죠. 

(마라도나) 하지만 공차는것을 즐기고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는 있어도, 축구를 잘하기는 힘들겁니다. 

(진행자) 흥미롭군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마라도나) 너무 간단합니다. 제 조국인 아르헨티나가 축구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걸 봤습니까? 애초부터 나라에서 뭘 해준게 없을걸요? 아르헨티나 클럽들도 모두 기업들이 빚지면서 팀 운영하는거예요. 단지 축구좋아하는 팬들이 많을뿐이죠. 저는 아르헨티나의 축구구조를 너무도 잘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건 아르헨티나에 축구를 잘 하는 선수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어요. 투자랄게 전혀 없는데도요. 

(진행자) 디에고의 말을 들으니 좀 그럴듯한데요? 그래도 투자를 확대하면 어느정도 결실이 있지 않을까요? 

(마라도나) 제가 정확히 말씀드리죠. 저는 사실 그 생소한 대륙..의 투자와 도전의지를 무시하는게 아닙니다. 

(마라도나) 제가 아까전에 했던 말 기억하세요? 

(진행자) 다시 말씀해보세요 기억이 잘.

(마라도나) 투자를 늘리면 공차는 사람이 엄청나게 늘어나겠죠.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눈에띄게 늘어날거예요. 그런데 축구게임. 경기를 잘 하는 사람은 늘어나지 않는다니까요. 축구경기는 재능 싸움입니다. 이건 말로 설명할수가 없어요. 선수들 스스로가 이해해야되요. 감독도 마찬가지죠. 돈으로도 가르칠수가 없는게 재능이예요. 그리고 운도 따라야하죠. 어떤 상황에서는 발등으로 차라, 어떤 상황에서는 발 안쪽으로 차라, 이런건 책에도 다 나와있어요.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요. 축구는 재능과 약간의 운입니다. 저는 실제로 어릴때 죽을뻔한 경험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운 좋게 살아남았죠. 저는 운도 좋았지만 핵심은 재능이예요. 앞선 세대로부터 좋은 재능을 물려받아야해요.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이건 말로 설명할수가 없는 부분이예요. 동아시아요? 아무리 돈을 쓰고 가르쳐도 완성된 축구게임을 하기는 힘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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